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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증자 목사의 “23년 만의 기도 응답”
예사랑교회 정증자 동사목사
2020-02-11 09:28:21   [trackback]인쇄하기
기독교중앙뉴스 기자 / 조회수:90
 

예사랑교회 정증자 동사목사

이번이 50번째. 딸이 맞선 본 회수이다. 그 시간 나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, 거실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고 있다. 객관적으로 별 손색이 없는 사람을 엄선하여 맞선 장소에 내 보내면, 딸애는 한 시간도 안돼서 쪼르르 집으로 오곤 해서 이번에도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 

그런데 이번에는 밤 11시가 넘어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. 웬 일일까? 거의 자정이 돼서야 아파트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. 난 급히 거실로 나왔다.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, 속사람이 깨끗해서 마음에 든다고 한다. 참 별일도 다 있다. 어디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청년을 맞선 상대로 주선해줘도 눈길을 주지 않던 딸이었다.   

한번은 미국 NASA(미항공우주국)에 근무하는 청년이 비행기를 타고 선을 보러 온 적이 있는데, 그때도 단 칼에 잘라버린 거였다. 그런데 이번 청년은 스펙도 그렇고, 가진 것도 없고, 외모도 그저 그런 것 같은데, 대체 어찌 된 일일까 

몇 년 동안 신학교 동창회에 참여하지 않던 최 목사가 오랜만에 동창회에 나왔다. 나를 보더니 첫마디가 딸 시집갔어?”라고 묻는다.

아니,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좀 해, 나 그 딸 때문에 애간장이 녹아.”

, 생각났다. 내가 왜 그 사람 생각을 못했지.”  

최 목사가 이야기 하는 청년은 자신이 평신도로 있을 때 전도사로 사역하던 분인데, 자신이 목사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연락을 하며 교제해 온다고 한다 

평신도 때 많은 부교역자들이 있어도 교회를 떠나고 나면 교제가 끊어지는데, 이 분하고는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란다. 10년을 하루같이 변함이 없는 분이라고 극찬을 한다 

그런데 가진 건 없고, 스펙도 평범해.”

그래도 어쩌랴. 처녀 나이 마흔 다섯 아닌가. 옛날 같으면 고등학생 자식이 있을 법한 나이에 아직도 시집을 안 갔으니, 차라리 본인이 독신을 고집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, 한 번도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 딸이었다 

최 목사님과 작전을 세웠다. 저희들끼리 만나라고 내 보내지 말고, 최 목사님은 총각을 데리고 나오고, 나는 딸을 데리고 맞선 장소로 가기로 했다. 약속한 날 나는 딸을 데리고 맞선 장소로 나갔다. 조금 있다가 가무잡잡하고 날씬한 총각을 데리고 거구의 최 목사가 나타났다 

난 속으로 이번에도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. 이제껏 스펙도 대단하고 인물도 준수한 청년들도 단 칼에 잘라 버렸는데, 저 수수한 총각에겐 눈도 돌리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.  

그런데 맞선을 보고 온 딸의 입에서 속사람이 깨끗해서 맘에 든다고 한다.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? 나이가 들어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일까, 아니면 될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그렇게 한 것일까? 혼란스러웠다. 아무튼 오랜만에 마음에 든다는 말을 들으니,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 

그날 밤 꿈에 어떤 모임에서 동상 제막식을 한다고 한다. 동상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 흰 천으로 가리워 놓았다.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동상을 가리고 있던 흰 천을 벗기는데, 천이 내려지자 동상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모두가 진주가 아닌가. 여인들이 큰 진주반지 하나만 껴도 자랑하는데, 그 큰 동상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진주라니…….”  

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. 흑암에 감춰진 보배를 몰라보니까, 하나님이 꿈속에서 보여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. 난 딸에게 말했다.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빨리 결혼날짜를 잡자고 했다. 그리하여 맞선을 본 지 4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. 그리고 결혼 후 4개월 만에 딸과 사위가 같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. 결혼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최 목사님 말씀대로 변함없이 하나님께 충성하고 아내에게도 잘한다 

나는 그 사위에게 이번에 담임목사직을 승계했다. 잘 해 갈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. 하나님께 기도한 것은 반드시 이루어 주신다. 난 이 딸을 위해 23년을 기도했다. 아브라함이 이삭을 얻기까지 25년이 걸렸다. 오죽 기다림에 지쳤으면 인간의 방법으로 이스마엘을 낳았겠는가. 그러나 인내하고 기다리면, 반드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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